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약이나 주사로 대증요법을 실시해도 잘못된 자세나 동작을 바로잡지 않는 한 요통이 또다시 도진다. 우선 해야 할 것은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자세와 몸의 유연성을 익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잘못된 자세를 교정해 신체균형 및 코어근육을 강화해주는 ‘필라테스(Pilates)’가 인기를 끄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필라테스는 독일인 조제프 필라테스(Joseph Pilates)가 제1차 세계대전 중 부상병의 재활을 위해 고안한 운동요법이다. 정확한 동작과 호흡을 결합한 운동 방식을 활용한다. 주로 여성들이 ‘예쁜 몸매 만들기’를 위해 필라테스를 많이 하고 있지만, 원래는 정형외과 질환의 재활치료에 이용돼왔다.
국내 필라테스 인구는 약 200만명으로 추정되며 여성이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라테스 방법은 바닥에서 하는 ‘매트 필라테스’와 전용 기구로 움직임을 서포트 혹은 강화하면서 하는 ‘머신 필라테스’ 두 가지로 나뉜다. 정지 상태에서 하는 요가와 달리 필라테스는 천천히 계속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계속하면 몸을 의식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필라테스를 ‘조절학(Contrology)’이라는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조절학’은 사실 영어에 없는 단어로 조제프 필라테스가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의 완벽한 조화’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일본 필라테스 지도자이자 정형외과 스포츠·영양 클리닉의 다케다 준야 이사장은 “올바른 자세, 즉 골반이 좌우 전후로 기울지 않고, 척추가 자연스러운 S자 커브를 그리는 뉴트럴 포지션(neutral position·이상적인 중립자세)을 의식하면서 실시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좌우 허리뼈(腰骨)의 튀어나온 부분과 치골(恥骨·두덩뼈)을 잇는 삼각형 모양이 서 있거나 앉을 때는 바닥과 수직으로, 누워 있을 때는 바닥과 평행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의학 전문가인 모토하시 에미 트레이너는 필라테스가 요통 예방에 좋은 이유로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 몸통의 속 근육(심층근), 특히 복횡근이 호흡에 맞춰 단련되므로 허리 주변이 탄탄해진다. 필라테스는 배를 웅크린 채 숨을 들이마시고 가슴을 크게 부풀리는 호흡법이 주를 이룬다. 숨을 내쉴 때 복횡근이 수축하고 강화된다. 둘째, 필라테스는 작은 뼈로 연결된 척추의 하나하나를 매우 세밀하고 분절적으로 움직여가는 운동이 많다. 예를 들면 ‘롤업 앤드 다운(roll-up and down)’ 동작을 배우면 허리 전체에 유연성이 생겨 일상 동작에서도 허리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모토하시는 “등뼈 중에서 요추는 안정성이 필요해 그다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여겨지는 부위이지만, 상하 흉추나 고관절 움직임이 나쁘면 요추가 움직임을 보충하기 때문에 과도한 부담이 되고 요통의 원인이 된다”고 밝혔다. 다케다 이사장은 “허리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을 막으려면 흉추와 고관절의 가동성을 가능한 한 높여 요추에 전가되는 부담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통을 치료하려면 흉추와 고관절의 가동성(可動性)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