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튀김과 빵을 내던지고 집는 것 중 하나가 고구마다. 자연식품이고, 포만감이 좋아 ‘마음 놓고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같은 고구마라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몸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달콤하게 구워 먹는 것과 쪄 먹는 것은 전분 소화 속도가 다르다.
고구마만 그런 것도 아니다. 밥과 감자, 파스타는 익힌 뒤 식히는 과정에서 전분 일부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토마토나 당근처럼 적절히 익혔을 때 특정 영양소를 몸이 더 잘 이용할 수 있는 식품도 있다.
무엇을 먹느냐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조리하고 먹느냐도 몸의 반응을 바꿀 수 있다.
①고구마 vs 삶은 고구마.
미국 건강·영양 매체 헬스라인(Healthline)이 소개한 연구와 미국 농업연구청 자료에 따르면 고구마의 혈당지수(GI)는 품종과 조리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혈당지수는 음식을 섭취했을 때 혈당이 올라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0~100을 기준으로 55 이하는 ‘낮음’, 70 이상은 ‘높음’으로 분류한다.
ㆍ삶은 고구마: 조리 시간에 따라 46~61수준으로 비교적 낮거나 중간 정도를 유지한다.
ㆍ군고구마: 고온에서 오래 구우면 전분 구조가 변해 소화 효소가 침투하기 쉬워진다. GI 수치가 80 이상으로 급격히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ㆍ생고구마: GI 수치가 약 32로 가장 낮다. 가열하지 않은 전분이 상대적으로 소화 효소에 덜 분해되는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단, 품종과 조리 시간, 조리 온도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GI가 낮다고 무조건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혈당에 미치는 영향은 한 번에 먹는 양을 반영한 ‘혈당 부하(GL)’ 지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실제 혈당 반응은 음식의 섭취량과 함께 먹는 반찬, 개인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②갓 지은 밥 vs 냉장고에 식힌 밥
갓 지어 뜨끈뜨끈한 밥과 냉장고에 넣어 한 번 식힌 밥. 칼로리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전분 구조는 완전히 같지 않을 수 있다. 영국 BBC Good Food 등에 따르면 밥과 감자, 파스타처럼 전분이 많은 식품은 익힌 뒤 식히는 과정에서 일부 전분이 저항성 전분으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항성 전분은 소화 효소에 쉽게 분해되지 않아 일반 전분보다 식후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식힌다고 칼로리가 크게 줄어들거나 살이 저절로 빠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모든 음식에서 똑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식품 종류와 저항성 전분의 양, 섭취량, 개인의 인슐린 민감성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③익힌 토마토 vs 생토마토
채소는 무조건 생으로 먹어야 영양소를 가장 많이 얻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토마토는 예외에 가깝다. 미국 식품 영양 매체 ‘이팅웰(Eating Well)’에 따르면 토마토를 가열하면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의 생체이용률이 크게 상승한다. 특히 올리브유와 같은 지용성 지방과 함께 조리하면 체내 흡수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그렇다고 생토마토가 익힌 토마토가 못하다는 뜻은 아니다. 생으로 먹으면 열에 약한 비타민 C 등을 손실 없이 그대로 섭취하는 데 장점이 있다. 토마토 역시 생으로 먹을 때와 익혀 먹을 때 장점이 조금씩 다르다.
④당근, 살짝 익히고 기름을 곁들이면?
당근 역시 조리법에 따라 영양소의 체내 이용률이 달라질 수 있다. 당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적절하게 익히면 식물 조직 세포벽이 부드러워져 체내 흡수가 한결 쉬워진다. 또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영양소이기 때문에 올리브유 등에 볶거나 소량의 기름을 곁들여 먹을 때 흡수율이 극대화된다. 물론 조리 과정에서 일부 열에 약한 영양소가 줄어들 수 있으니 식단 목적에 따라 조리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⑤브로콜리 너무 오래 삶으면 안 된다
조리법에선 얼마나 오래 익히느냐도 중요하다. 브로콜리는 비타민C처럼 열에 약한 수용성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 물에 오래 삶으면 일부 영양소가 열에 의해 파괴되거나 삶은 물로 빠져나갈 수 있다. ‘이팅웰(Eating Well)’은 브로콜리를 포함한 일부 채소는 생으로 먹거나 짧게 조리하는 편이 영양소 보존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생브로콜리 식감이 부담스럽다면 푹 삶기보다는 짧은 시간 살짝 데치거나 쪄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